-
자살한 사람은 지옥에 떨어지나요?
-
영이나 사후세계에 대해 질문이 있다면 답변해 드립니다
-
전생의 기억? 아들이 갑자기 이야기하기 시작한 신기한 이야기
-
요괴 퇴치 일하는데, 뭐 질문 있어? 그 2
-
평행세계의 내가 보이는데 질문 있어?
-
내가 타임리프에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를 한다
-
지구와 인류의 수수께끼를 외계인에게 들은 이야기 『인류 탄생의 열쇠를 쥔 아쿠아호란…』
-
친구가 임사 체험을 하고 살아 돌아왔는데, 그때의 이야기가 매우 흥미로웠다!
-
최근에 모르는 남동생이 생겼어요
-
【비보】내가 진짜로 엄청난 이상한 체험을 해버렸다
-
4년 전부터 귀신과 함께 살고 있는데
-
아들(3세)이 전생 이야기를 해왔어
-
사람이 죽을 때 틀림없이 ‘마중’ 나오는 거 있지 않냐?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친구가 데리러 왔다고 하더라
-
사후의 기억과 전생의 기억
-
내 이상한 체험을 들어줬으면 좋겠어 『죽었을 텐데 살아있었어』
-
【이세계?】어린 시절 『강의 사람』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
【긴급속보】사후세계, 있다는 것이 판명되다.
-
사후세계가 너무 궁금해, 환생 같은 거 분명히 있겠지
-
요괴 퇴치 일하는데, 뭐 질문 있어? 그 4
-
환생에 대해 믿을 수밖에 없는 일을 경험했다
-
가위눌림에서 유체이탈로 이어가는 방법이란
-
기묘한 소소한 예언 『타임리프 성공했는데 질문 받는다?』
-
「기억이 2개 있는데」 수수께끼에 싸인 보이니치 필사본을 읽을 수 있는 남자의 이야기
-
인생은 8바퀴로 클리어하는 거래

한밤중의 인터넷 게시판. 익명의 참가자들이 모여 신기한 체험담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스레드의 주인은 친구에게서 들은 사후 세계의 이야기를 말하기 시작한다.
좀 길어질 수도 있지만, 심심풀이로 들어볼래? 그 녀석이 죽을 뻔하고 의식불명이 3일 정도 계속됐다고 해. 그 동안 본인은 계속 지옥에 떨어져 있었대. 지옥에서의 체류 시간은 체감적으로 1개월 정도였다고. 지옥이 어떤 곳이냐면, 우리가 상상하는 이른바 지옥과 달리, 오히려 천국 같은 느낌이었대. 시야가 트인 곳에 끝없이 펼쳐진 초원. 드래곤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 분위기를 가진 윈도우 XP 배경화면 같은 풍경이라고. 그런 아무것도 없는 광활한 장소에 정신을 차려보니 서 있었대. 기억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잠에서 깬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태인데, 뭔가 ‘아, 난 죽었구나’라고 이해하게 된다고. 꿈과는 완전히 다른 현실감이 있었대. 주변을 둘러보니 약간 떨어진 곳에 사람들이 모인 듯한 것이 눈에 들어왔고, 검은 덩어리 같은데 뭔가 생물이 모여 있는 느낌이 들었대. 사람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달리 할 일도 없고, 일단 거기에 가까이 가보자고 생각했대.
- [17]신경쓰지 말고 계속해봐
- [18]지옥이 아니잖아
독자들의 흥미를 끈 주인의 이야기. 지옥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평온한 풍경 묘사에, 참가자들은 의문을 품으면서도 계속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대충 5km 정도 떨어져 있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고 걷기 시작하자 금방 그 사람들에게 가까워졌고, 원근감이나 시간의 흐름이 뭔가 모호한 느낌이라 기분이 이상했대. 역까지 30분 정도 걸릴 거라고 생각하고 걷기 시작했는데, 2분 정도 만에 도착해버리면 ‘어?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게다가 걷고 있을 때 목의 갈증이나 배고픔 같은 것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아, 역시 죽었구나’라고 확신했대. 그걸 한번 깨닫고 나니, 목마름이나 배고픔이 전혀 없다는 건 꽤 좋은 거구나 생각했대. 체감 10분 정도 걸었을 즈음, 검은 덩어리는 정말로 사람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구체적으로는 20~30명이 모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됐대. 쪼그려 앉은 자세로 뭔가를 줍고 있는 건지, 파고 있는 건지 하는 사람이나, 일어서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있고. 어쨌든 뭔가 규칙성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상당히 안심했다고. 뭐, 이대로 다가가도 이상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가갔대. 남은 200m 정도까지 접근해도, 아무도 이쪽을 알아차리지 않아. 주변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뭔가 묵묵히 작업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갑자기 이쪽에서 큰 소리로 부르는 것도 뭔가 싫어서, 그냥 계속 접근했대.
- [27]지옥인데 천국 같으면 천국 아닌가
- [29]강은?
현실 세계의 물리 법칙이 통하지 않는 감각에, 친구는 당황하면서도 앞으로 나아간다. 거리감이나 시간 흐름의 위화감이 여기가 현세가 아니라는 것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뭐 나중에 알게 되지만, 그 친구는 자살 시도로 죽을 뻔한 것도 있어서 그곳이 지옥이라고 생각했지 않을까? 특별히 물어보진 않았어. 이제 저쪽도 알아차렸을 거라는 거리까지 접근했을 때, 모여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아시아인 같다는 것까지 알게 됐어. 특별히 대화는 들리지 않지만. 복장은 집에서 입는 옷? 같은 헐렁한 차림이라 뭔가 이상했지만, 잘 생각해보니 자기 옷도 잠옷으로 입던 운동복이었대.
- [37]계속해봐
그리고 드디어 인파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말을 걸어오지 않아. 두리번거려도 눈조차 마주치지 않아. 이렇게 되면 누군가에게 말을 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때 “오늘부터?”라고 갑자기 일본어로 말을 걸어왔대. 문득 뒤를 돌아보니 40세쯤 되는? 마른 아저씨가 있더라고.
- [39]무서워
이계와의 첫 접촉. 예상치 못한 일본어로의 호출에, 한순간에 긴장감이 고조된다.
외모가 아시아인이라 놀라지는 않았지만, 역시 말이 통하니까 기뻤대. 때마침이라고 자신의 현재 상황부터 의문점까지 쭉 얘기했대. 아저씨는 ‘응 응’ 하는 느낌으로 반쯤 흘려들으면서도 제대로 들어주고, 대부분의 질문에 대답해줬다고. 다음은 아저씨와의 대화 요약이야. ・우리는 죽었다는 것이 맞다. ・여기는 지옥, 아마도. ・이곳 사람들은 모두 일본에서 죽은 사람들이고, 일본인이 아닌 사람도 있다. ・모두 여기서 계속 작업하고 있다. ・신참이 가끔 오기도 한다. ・사라지는 사람도 있지만 돌아오지는 않는다.
친구라고 하면 알기 어려우니까, 여기서부터는 그 친구를 A라고 할게. 그래서 A는 한동안 묻고 얘기하면서 진정했는데,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위해 작업하고 있는지? 그것만은 알 수 없었대. 그랬더니, 아저씨가 “그럼 작업에 대해 얘기해줄게”라고 먼저 말했대.
- [43]재미있네
- [44]보고 있어
마침내 밝혀지는 ‘지옥’의 진상. 참가자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야기는 핵심 부분으로 넘어간다.
아저씨가 말하는 작업이란 이런 거래. ①땅에 자라는 풀 중에 극히 작은 빨간 열매를 맺는 식물이 드물게 있다. ②네잎 클로버를 찾는 것처럼 허리를 숙여 풀뿌리를 헤치며 찾아야만 발견할 수 있다. ③모두가 계속 찾으면 두 손에 가득 찰 정도로 빨간 열매가 모인다. ④손에서 넘칠 정도로 모이면 접시 모양의 돌 위에 담는다(초밥의 이쿠라 같은 느낌). ⑤돌은 얇고 500엔 동전 정도 크기로 제한된다. ⑥돌에 빨간 열매를 담은 것을 ‘공물’이라고 부르고, 공물을 최대한 많이 만든다. ⑦정해진 장소에 완성된 돌을 바둑판 눈금처럼 깔끔하게 배열한다.
- [47]지옥에서 경작업이라니 죽어서도 힘드네
- [50]친구가 지옥행이었구나
일본의 불교 문화를 연상시키는 ‘공물’이라는 단어. 사후 세계에서도 계속되는 의식적인 작업에, 이야기는 묘한 깊이를 띠게 된다.
…이것이 ‘작업’이라는 설명을 받았대. A는 그 이상한 작업에 대해 더 질문했대. 뭔가 황당무계해서 이해할 수 없었거든. 그것에 대해서도 아저씨는 익숙한 느낌으로, 마치 매뉴얼을 읽는 것처럼 설명해줬대. 그걸 요약하면 이래. ・작업은 과거에 여기 있던 사람이 발견한 법칙이다. ・절차는 정해져 있고 바꿀 수 없지만, 새로운 법칙이 추가되는 경우가 있다. ・완성되어 배열된 공물은, 어느새 사라진다. ・공물이 왜 사라지는지? 누가 가져가는지는 모른다. ・공물이 사라지는 순간을 본 사람은 없다. ・잠도 자지 않고 계속 지켜봐도,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공물이 사라지듯이 극히 드물게 사람도 사라진다. ・모두 다음은 자신이 사라지길 바라고 있다. …이것이 작업의 진상이래. 진상이라기에는, 너무 이해할 수 없어서 A는 “아, 그렇구나” 정도가 고작이었대. 평소라면 정신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무시할 수 있겠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런 이야기도 무시할 수 없는 설득력이 있었다고. 아저씨에게 특별한 감정이 없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묘한 설득력이 있었대.
- [54]거기서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지내는 사람은 없나
- [56]노인, 젊은이, 남녀 다 있었어?
해탈을 구하는 것 같은, 불교적인 사후 세계관. ‘사라지는 것’을 바라는 영혼들의 조용한 바람이, 이 지옥의 본질을 말해준다.
A는 체감으로 1개월 정도 머물렀다고 하는데, 역시 계속 아무것도 안 하면 미쳐버릴 것 같다고 해. 마시거나 먹거나 자는 것 같은 심심풀이가 전혀 없으니까. 그냥 있었던 것 같아. A와 대화해준 사람은 아저씨 외에 2명 정도였대. 모두 아저씨였고, 그중 한 명은 한국인이었대. 이 이상은 메모해둔 게 없어서 대략 말하자면, A는 그 후 체감으로 1개월 정도 그곳에서 작업하고, 이쪽으로 돌아온 그날은, 그 장소를 떠나 다른 곳으로 걸어가고 있었대. 그 도중에 예전에 키웠던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를 발견하고, 붙잡은 순간 지옥의 기억은 끝이었다고.
- [63]작업을 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소멸시키는 것이 목표? 그냥 멍하니 있는 것도 한계가 있지
- [72]결말은 그렇다 치고 재미있었어
이야기는 갑작스러운 마무리를 맞이한다. 현세로의 귀환 계기가, 추억의 고양이와의 재회라는 뜻밖의 전개. 일본의 민간 신앙에서는, 애완동물이 사후 세계에서 주인을 기다린다는 생각이 있다.
왜 A가 그곳을 떠나게 됐는지? 또 어디로 걸어가려고 했는지? 왜 갑자기 고양이가 나타났는지? 등등 여러 가지 물어봤지만, 정리도 안 했고, 대충 미안해. 결론만 말하자면 그런 거야.
- [73]사후에 어떻게 될지는 궁금하네
- [76]본능이 죽는다고 생각할 때는 의식이 날아가지. 내가 오토바이 타다가 마주 오는 차와 정면충돌했을 때는 30초 정도였나? 정신 차려보니 하늘이 보이더라
- [77]인간은 죽을 때 공포를 완화시키기 위해 엔돌핀이 과다 분비되어 행복한 환상을 본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말해지는 거니까, 그런 거구나 하고 보통으로 흥미로웠어
- [81]예전에 비슷한 악몽 자주 봤어. 아무도 없는 동굴에서 계속 빨간 돌만 모으는 거
이야기가 끝나고, 참가자들은 각자의 죽음관이나 체험을 말하기 시작한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이 모호해진 신기한 체험담은, 게시판의 어둠 속으로 조용히 녹아들었다.